민둥, 민둥한 민둥산을 오르다.

2005. 10. 31. 12:27韓國의 山/가을 AUTUMN

 

 

민둥산 등산로 입구

 

 

  

 

 

       

한동안 뜸 할 수 밖에 없었던 산행을 가게되어        

어릴적 소풍가는 마음처럼 즐거운 하루가 되리라.

         

어느 정도 아내의 디스크 수술이 점점 경과가 좋아져서        

무려 4개월만에야 촬영산행을 떠날 수 있었다.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서 어제 대충 챙겨두었던 산선배님이준        

아끼는 프랑스제 밀레 배낭을 꺼내어 카메라와 간식을 챙겨 넣고        

봄에 사두었던 등산 자켓에 조끼를 걸치고 아직 날이 밝지 않은        

어스름한 새벽에 집을 나섰다.

기다리는 장소에는 낯선이와 나, 조금 기다리는 중 유성이가        

먼발치 6시 5분이 되어가는 시간에 오고 있었다.        

혹시 늦잠으로 일어나지 못 할까봐 모닝콜까지 너무 고마웠다.        

나는 그 사이에 빈도시락통에 맛나게 생긴 김밥을 사 넣고        

기다리는 장소로 왔을 때 파주언니도 왔다.

 

등우가족을 태우고 갈 버스가 오는게 아닌가. 오늘은 버스2대로        

회원들이 많았다. 올림픽도로를 지날 때 회장의 안내 코멘트 속에        

차창 밖은 붉은 해가 떠오르며 좋은 날씨에 즐거운 등산이 될 것 같다.         

중부고속도로에서 어느덧 영동고속도로로 진입하여 달리고        

추수가 끝난 가을 들녘에 촌락의 아침이 온화하며 아름답다.

치악산휴게소에 8시 35분에 도착. 20분의 휴식시간에         

아메리칸 커피 한 잔으로 아침을 즐겁고 상쾌하게 했다.         

9시에 등우산악회원이 탄 버스 2대는 출발, 영월을 거쳐        

정선으로 가고 있다. 지금 버스가 달리고 있는 국도는        

내가 태백으로 촬영을 즐겨 다니는 길이라 지난 일들이         

들꽃산꽃들을 그리면서 주마등처럼 스치는 생각은         

또 다른 상념에 잠시 젖어 들게 했다.

 

내가 아끼는 아릿다운 동생과 함께하는 자리에 파주언니와        

친구, 앞 뒤에 앉은 자리에서 간간이 즐거운 대화가 오고 갔다.        

어느덧 버스는 정각 11시 증산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려서         

민둥산 매표소 아래 개인집 마당에 모여  회장의 구령에 맞춰        

가벼운 체조를 하고 등산 코스 안내가 있은 다음 11시 30분에         

드디어 민둥산 등산은 시작 되었다.         

강원도 산은 대다수 산이 가파른 것은 당연지사인데 이 산도

처음부터 경사가 계속 가파르고 4개월만에 등산을 하는         

내 발목을 무겁게 숨을 많이 차게 했으나 두 번째 쉬면서 부터는        

그런데로 안정된 숨을 내쉬면서 오르게 되었다.

 

 

  

      

저 산기슭만 오르면 정상이 보인다지요.

자! 우리 또 그전과 같이 가야하네.

 

이 산기슭을 넘어서야 시야가 트이면서 민둥 민둥한 정상이 보였다.        

왼쪽으로는 자연을 보호한답시고 나무로 울타리로 막아두고         

바닥엔 나무스러기를 깔아 놓은게 어떻게 보면 걷기에는 푹신한게         

좋았으나 만약 담배꽁초라도 흘리는 날엔 산불이 좀 걱정되어 보였다.

 

 

 

           

들꽃산꽃은 무엇을 생각할까. 음~ 그러고보니 보헤미안처럼

잘도 돌아 다닌다.

 

이 지점부터는 무난하게 어린이도 걸을 수 있는 억새 숲 길을 걷는         

정취를 만끽하며 시정어린 억새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고         

여기 저기서 젊은 커플과 거기에 나이를 가리지 않고 야단들이다.

휴대폰 벨이 울리더니 식사가 시작되었다고 빨리 오란다.        

쉬엄쉬엄 걷는 것 같았는데 어느덧 1시가 좀 안되서 정상에        

아릿다운 동생과 올라 민둥산 정상이라는 표석을 앞에 두고       

기념사진을 한장 찍고나서 즐겨운 점심시간을 가지는 일행과        

합류 복분자 술을 곁들인 반주와 함께 먹는 산정에서 맛나는        

도시락 김밥이 인기였다.

 

 

 

   

정상 주변은 이 토록 민둥 민둥하다. 그래서 민둥산이라나.

억새꽃이져서 좀 아쉬웠다.

 

식사가 끝난자리를 잘 치우고 기념이 될만한 억새가 만발한        

산기슭을 배경삼아 몇 커트 찍어주고 하산하기 시작했다.        

들꽃산꽃은 사진을 촬영하면서 그림이 될만한 곳을 헤아려봐도        

역시 사방이 민둥 민둥한 산이다보니 자료로 쓸 사진 몇 컷만        

스냅 카메라에 담고 내려 오면서 왼 쪽 숲에 새빨갛게 익은         

찔레꽃 열매와 샛노란 노박덩굴 열매가 아름답게 달려 있어        

지난해 전람회에 노박덩굴 작품을 출품해 인기를 끌었던        

생각에 잠시 여유스런 얘기를 동생에게 들려주었다.

 

 

  

     

 겨울철 땔감이 풍부하게 잘 정돈되어 있고 깨끗한 앞마당에서 정겨움이 였보인다.

 

 옛 화전민촌과 산판도로가 옆 좌판엔 산지에서 채취한 산청목을 달인

무료시음 차와 일행중에 칡즙을 한병 사서 음미를 하고나니 역시 정선의

향기가 살아나는 것 같았다.

도로를 벗어나 숲길에 들어서 왼 쪽의 소계곡을 끼고 건너편 떡갈나무 숲의

나무잎들이 황금물결을 이루어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하산하는 이들마다

감탄사가 저절로 발걸음도 가볍게 즐거운 산행으로 하산 코스가 좋다고 한다.

 

 

이 하산깅을 내려가면 등산의 깃점인 매표소

 

 

조금은 평탄햇던 하산 길이 마냥 즐거웠다.

 

 

매표소를 나와 출발지점에 오니 3시 30분 밖에 되지 않았다.       

막걸리 한잔에 목을 축이고 일행이 타고 온 버스 주차창으로 갔다.       

회장 고유 트레이드 마크가 된 등갈비 파티가 한참 벌어지고        

도깨비 국물(쇠주)을 주거니 받거니에 어묵탕이 인기를 끌었고        

소주 한 박스는 얼마가지 못하고 그만 이내 동이나고 말았다.

 

산악인답게 머문자리를 깨끗이 치우고 5시 40분 경 버스에 오르니         

약간의 취기 속에 차창을 내다보니 땅거미가 깔리기 시작한다.        

버스는 순조롭게 달리고 동강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중간에        

국도변 거봉휴게소를 거쳐 경부고속도로 마지막 판교휴게소에서        

잠시 쉰후 올림픽도로에 들어서니 한강변의 야경이 아름답다.       

당산역 앞에 내리는 일행이 있었고 차는 인공폭포를 지나        

또 한팀이 내리고 하이웨이 주유소 앞, 10시 30분에         

우리 일행은 가스안전공사 앞에 내려 귀가 했다.        

모처럼 좋은 산행한 것을 추억의 장으로 기록에 남긴다.   

 

 2005년 11월 01일          

 들꽃산꽃山人/ 白 英 雄(Sim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