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31. 17:40ㆍMy LIFE PHOTO/斷想 Fragmentary
사랑하는 친구야 ~
무정하게 먼저 하늘나라로 가면 어쩌나
전 영 현 화백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사랑하는 친구여!
지난 1월 17일(화) 오후 분원리 정암산 아래 자네 작업실 옆 별채로 꾸민 곳을 찾아가는 금사리 고개를 넘어가면서 우울한 마음을 안고 갔는데 그래도 오랜만에 자네를 만나니 너무 반가웠지. 한편으로 그렇게 건강하던 자네가 암과의 사투로 얼마나 고생했는지 안쓰럽게 수척한 모습을 봤을 때 내 눈시울마저 젖었다네. 이 곳 정암산 야생화를 촬영하기 위해 봄, 여름, 가을꽃이 피면 자주 찾던 이곳 자넨 그림을 그리고 나는 꽃을 촬영하고 헤아릴 수 없이 추억을 만들었는데 다시 만날 수 없는 하늘나라로 떠나니 이 친구 놔두고 외로워 어떻게 지내나 ?
그리운 친구여!
언제가 나에게 이런 말 했지 자넨 어머님이 있어서 좋겠다고 부러워하던 그 어머님은 요양원 계시네. 예전 디스크 수술하셨을 때 자네가 병문안 오지 않았는가. 3.8따라지라 피난살이 얘기도하며 때때로 만나서 술잔을 주고받으며 머리 아픈 문제가 있으면 좋은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누구에게나 인정을 많이 베풀었던 자네를 이젠 만날 수 없다니 그러고 보니 정암산 자락 자네, 가스 가마에 불을 지피고 도자기작품을 구우면서 가마온도가 내려 갈 가봐 체크해가며 밤새워 구워낸 가마를 식히고 전시 할 작품을 한 점 한 점보고 즐거워하던 모습이 떠오르네. 이 그리움 누구에게 말 할 수 있을까.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친구여!
친구야 ~ 지구에 살기가 좁아서 끝이 보이지 않는 무한하고 더 넓은 하늘로
떠나느냐. 이제는 자네를 붙잡아도 잡히질 않는구나. 내가 나약해서 그런가. 하늘나라에 가서는 이승에서처럼 경쟁하지도 않고 아름다운 꽃들을 가꾸며 인정 많은 손길로 물을 주고 온화한 마음으로 천사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살지 않을까. 모든 무거운 짐 내려놓고 편안하게 고이영면 하게나, 언젠가는 나도 자네 뒤따라 갈 테니 우리 하늘나라에서 그때 다시 만나 이승에서 못다 한 나날을
더 멋지게 지내보자구나.
전 화백, 영현아 ~ 잘 가게나 ~
*이 편지를 빈소에서 낭독하며 울컥해서 울었는데 울어줄 친구가 떠났네요.
2017년 1월 31일
들꽃산꽃山人/ 白 英 雄(S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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